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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감독 : 최성현

출연 : 이병헌, 박정민, 윤여정 등

개봉일 : 2018년 1월 17일

러닝타임 : 120분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메인 포스터 이병헌 박정민

이병헌 보러 갔다가 박정민에게 빠지다

얼마 전 우연히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병헌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클릭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정작 제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건 이병헌이 아니라 박정민이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는 배우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지금만큼 대중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하나로 저는 박정민이라는 배우에게 완전히 빠져버렸습니다.

 

17년 만에 만난 형제, 전혀 다른 두 사람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병헌이 연기한 조하는 한때 유망했던 권투 선수였는데, 17년 만에 어머니와 재회하게 됩니다. 어머니는 예전에 여러 사정으로 조하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헤어졌던 인물이었고, 그 이후에 새로 낳은 아들이 바로 박정민이 연기한 진태입니다. 진태는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인물로, 피아노에 있어서만큼은 천재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조하의 어려운 사정으로 인해 세 사람은 얼떨결에 한집에서 임시로 함께 살게 되는데,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두 형제가 부딪히고 이해해 가는 과정이 영화의 큰 줄기를 이룹니다.

 

박정민의 손끝에서 태어난 진짜 피아니스트

이 영화에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역시 박정민의 피아노 연주 장면이었습니다.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진태 역할을 위해 박정민은 실제로 약 6개월 동안 피아노를 배웠다고 하는데, 그 결과물이 정말 대단합니다.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쇼팽의 녹턴,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등 결코 쉽지 않은 곡들을 마치 실제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것처럼 소화해냅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진태가 피아노를 칠 때 악보를 전혀 보지 않고, 오히려 눈앞에 게임을 켜놓고 그 화면을 보면서 연주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손은 건반 위에서 완벽하게 움직이는데 시선은 게임에 가 있는 그 모습을 박정민이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표현해 내는 것을 보면서 정말 감탄이 나왔습니다.

 

연주 실력을 넘어선 디테일의 힘

단순히 연주 실력뿐만 아니라 서번트 증후군 캐릭터를 표현하는 디테일도 무척 섬세했습니다. 손동작, 시선 처리, 말투와 억양까지 대충 넘어가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 관찰하고 연구하지 않았다면 나오기 힘든 디테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를 보는 내내 연기인지 실제인지 헷갈릴 정도로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병헌이 완성한 조하라는 인물

물론 이병헌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한때 촉망받던 복서였지만 지금은 삶이 무너진 조하가 갑작스레 낯선 동생을 돌보게 되면서 겪는 감정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냅니다. 처음에는 서로를 밀어내던 두 형제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 그리고 그 안에서 드러나는 가족이라는 존재의 의미가 이 영화의 진짜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형제 사이의 갈등과 화해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던 어머니와의 관계도 함께 다루고 있어서 감정선이 다층적입니다. 자신을 두고 떠났던 어머니를 다시 마주하는 것 자체가 조하에게 쉽지 않았을 텐데, 거기에 낯선 동생까지 떠맡게 되면서 겪는 복잡한 감정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다 문득 떠오른 기억 하나

영화 속 진태처럼 서번트 증후군이나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분들 중에는 간혹 뇌전증(간질) 발작 증상을 함께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작품 속 디테일한 연기를 보다가 문득 예전에 겪었던 일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 이웃 중에 자폐가 있는 아이가 있었는데, 어느 날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다가 그 아이가 갑자기 쓰러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너무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관련 응급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는데, 혹시나 주변에서 유사한 상황을 마주치게 될 분들을 위해 알아두면 좋을 응급 대처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기본 응급 대처법

침착하게 시간 확인: 가장 먼저 발작 시작 시간을 확인합니다. 대부분 1~2분 내에 멈추지만, 5분 이상 지속되거나 의식이 돌아오지 않으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주변 위험 요소 제거: 주변에 딱딱하거나 날카로운 물건이 있다면 치우고, 머리 아래에 부드러운 옷가지나 쿠션을 받쳐줍니다.

 

신체 억제 및 입안 이물질 투입 금지: 몸을 억지로 붙잡거나 움직임을 막으면 뼈나 근육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또한, 입안에 손이나 물건을 넣는 행위는 기도를 막을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기도 확보 및 회복 자세: 발작이 잦아들면 몸을 옆으로 누워(측위) 침이나 이물질로 인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하고, 목 주변의 조이는 옷이나 단추는 느슨하게 풀어줍니다.

 

의식 회복 확인: 완전히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는 침착하게 곁에서 상태를 지켜봐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지식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그때 훨씬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영화 속 진태처럼 겉으로 보기엔 잘 드러나지 않는 특성을 가진 분들이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이 계실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이 남긴 여운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이나 반전이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배우들의 연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박정민이라는 배우를 처음 눈여겨보게 된 계기가 된 영화라서 저에게는 더욱 특별하게 남아있습니다. 잔잔하지만 마음 한구석을 오래도록 울리는 가족 이야기를 찾고 계시거나, 배우의 연기가 작품을 얼마나 깊게 만들 수 있는지 느껴보고 싶다면, <그것만이 내 세상>은 한 번쯤 꼭 만나볼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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