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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감독: 앤트완 퓨콰
각본: 존 로건
출연: 자파르 잭슨(마이클 잭슨 역), 콜먼 도밍고, 니아 롱
국내 개봉: 2026.05.13
제작비: 약 2억 달러
평점: 로튼토마토 38% · 메타크리틱 40

1. 전설의 부활, 우리가 스크린을 통해 마이클 잭슨을 다시 만난다는 것
극장 스크린을 통해 전설적인 아티스트를 다시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가슴 뛰는 일입니다.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논쟁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 바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연대기를 다룬 전기 영화 <마이클(Michael)>이 지난 4월 북미에서, 5월 국내에서 개봉했습니다. 퀸의 이야기를 다룬 <보헤미안 랩소디>나 엘비스 프레슬리의 <엘비스>처럼, 거장의 삶을 다룬 영화들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한 시대를 공유한 이들에게 깊은 향수를 건넵니다.
연출은 <트레이닝 데이>, <이퀄라이저> 시리즈의 앤트완 퓨콰 감독이, 각본은 존 로건이 맡았습니다. 그리고 마이클 역은 그의 친조카이자 저메인 잭슨의 아들인 자파르 잭슨이 맡아, 예고편 시점부터 완벽한 싱크로율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배우 데뷔작임에도 그의 문워크와 무대 위 움직임은 실제 목소리로 노래 구절까지 소화하며 벌어진 화제였습니다. 제작비는 2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개봉 첫 주 흥행에서도 역대 음악 전기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건 영화의 도입부였습니다. 콘서트장으로 뛰어 들어가는 마이클 잭슨의 시선에서 시작되는 그 장면은, 마치 관객을 곧바로 그의 전성기 한복판으로 끌고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화면 속에서 그의 눈으로 무대와 관중을 마주하는 순간, 이 영화가 앞으로 보여줄 위대한 시절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렜습니다.
이 영화는 1960년대 잭슨파이브 시절부터 1980년대 후반 'Bad' 월드투어까지, 마이클 잭슨의 초기 생애만을 다룹니다. 즉 이번 작품은 독립 편이자 시리즈의 1편으로 기획되었고, 제작진은 이후의 삶을 다루는 후속 편 제작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화려한 무대 뒤, 그러나 영화가 비껴간 어두운 그림자
팝의 황제라는 화려한 발자취의 이면에는 아버지 조 잭슨의 혹독한 훈육으로 채워진 유년 시절, 그리고 이후 그를 끝없이 따라다닌 억측과 논란들이 있습니다. 영화는 조 잭슨(콜먼 도밍고)의 학대에 가까운 훈련 장면들을 통해 마이클 잭슨이 어릴 때부터 겪은 고통을 비교적 선명하게 그려냅니다. 반면 어머니 캐서린 잭슨(니아 롱)은 그를 따뜻하게 감싸는 인물로 대비되어 등장합니다.
다만 이 영화가 다루는 시기(잭슨파이브 결성부터 1988년까지) 자체가, 훗날 그를 둘러싼 아동 성추행 의혹과 법정 공방(1993년 이후 불거져 2005년 재판까지 이어진 사건) 보다 앞선 시기라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즉 이 영화에는 해당 논란이 등장하지 않으며, 제작진 측은 그 시기를 다룰 후속 편에서 별도로 다룰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실제로 촬영 과정에서 관련 장면이 일부 촬영되었으나 이후 재촬영을 거쳐 각본에서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실제 평단에서 가장 크게 엇갈린 부분이기도 합니다. 로튼토마토 38%, 메타크리틱 40점이라는 다소 낮은 평점과 함께, 일부 평론가들은 이 영화가 "그를 성역화한다", "논란은 걷어내고 히트곡만 늘어놓은 모음집 같다"는 비판을 내놓았습니다. 반면 제작진과 이를 옹호하는 이들은 애초에 이번 편의 시간대 자체가 해당 사건 이전이라, 생략이 아니라 순서상 당연한 결과라고 반박합니다. 어느 쪽이든, 자파르 잭슨의 무대 재현력과 퍼포먼스에 대해서만큼은 평단과 관객 모두 이견 없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평단만 갈린 게 아니라 유족들의 반응 역시 엇갈렸습니다. 여동생 재닛 잭슨은 영화 출연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고 시사회에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딸 패리스 잭슨은 초기 각본에 대한 우려를 전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거리를 뒀습니다. 반면 형 저메인 잭슨은 시사회에서 기립박수를 보내며 극찬했습니다. 무엇을 다루고 무엇을 비껴갈 것인가에 대한 이 온도차는, 평단의 엇갈린 반응과 정확히 같은 지점에서 비롯됩니다.
3. 시대를 초월한 음악의 유산, 그리고 영화가 남긴 숙제
인간적인 논란과는 별개로, 그를 여전히 하나의 문화적 사건으로 남게 한 것은 세대를 초월하는 음악의 힘과 인류애였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1996년 그의 서울 내한 공연 당시, 크레인 퍼포먼스 도중 난간에 올라선 한 관객을 끝까지 놓지 않고 끌어안은 채 'Earth Song'을 불렀던 장면을 기억합니다. 돌발 상황에서도 관객의 안전을 먼저 챙기던 그 모습은 그 시절 이 공연을 지켜본 이들에게 단순한 스타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사건으로 각인됐습니다. 어린 시절 TV에서 처음 본 문워크는 그 자체로 문화적 충격이었고, <Thriller>, <Billie Jean>, <Beat It> 같은 명곡들은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세련된 비트와 시대를 앞서간 사운드를 자랑합니다. 영화 속에서 재현되는 그의 전설적인 문워크와 무대 연출은 이런 기억을 가진 이들에게는 반가운 재회로 다가옵니다.
결국 이 영화가 남기는 것은 하나의 완결된 결론이라기보다, 다음 질문에 가깝습니다. 한 인물의 신화와 논란을 동시에 다뤄야 하는 전기 영화가, 어디까지를 1편에 담고 어디서부터를 다음 이야기로 미뤄야 하는가. <마이클>은 그 질문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후속 편으로 미뤄둔 셈이고, 이제 관객이 기다리는 것은 화려한 무대의 재현이 아니라, 그 무대 뒤에 있던 그림자까지도 정면으로 바라보려는 용기일 것입니다.

